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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중앙일보]퇴임한 정의화 전 국회의장 “반기문·원희룡·유승민·안철수라면 도와줄 2016.12.28 15:12 | 1534
작성자 비서실 (ceh312) sd.jpg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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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중앙일보]퇴임한 정의화 전 국회의장 “반기문·원희룡·유승민·안철수라면 도와줄 수 있어”
 
 

넥타이를 풀고 바다색 와이셔츠를 둥둥 걷었다. 정의화(68) 전 국회의장은 늘 정장 차림이다. 의원들에게도 넥타이와 배지 착용을 요구했다. 그런데 8일 만난 그는 임기를 마친 뒤 자연인으로 돌아간 느낌을 즐기는 듯했다.

퇴임 직전 발족한 여의도 ‘새 한국의 비전’ 사무실은 좁고, 아직 정리가 안 돼 있다. 칸막이를 친 회의실 벽에 급하게 현수막을 붙였다. ‘새 한국의 비전’이란 글씨와 동그란 로고를 새겼다. 4분의 3 정도 크기의 고리 모양에 녹색- 파랑- 빨강이 이어진다. 그는 “3당의 상징색을 모은 것”이라고 설명했다. 그가 주장한 ‘빅텐트’를 상징하는 모양이다.

“6월 한 달은 준비단계에 있고요, 우선 어젠다를 정리해서, 여기서 라운드 테이블로 세미나를 하고, 책도 만들려고 합니다. 연구원장을 맡은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이 사표 내고 오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할 겁니다. 또 시민교육 아카데미를 하려고 해요. 정경학숙 식으로 석 달 코스 20명 정도씩 일종의 최고위과정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합니다.

- 중도세력의 빅텐트, 새 정치 마중물이다 하셨는데 추상적입니다.

“싱크탱크하고 정치적인 행동하고는 다르게 봐줘야 합니다. 이걸 같이 묶어서 보니까 정의화가 이것을 이용해서 뭘 하려고 한다고 오해합니다. 신뢰가 충만한 건강한 사회, 공정한 사회, 그것을 위해서는 탈이념적으로, 초당파적으로 지혜를 모아야 되겠다, 그렇게 해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열어 가야 한다, 그런 측면에서 말하는 게 ‘빅텐트’고요. 정치적으로는 앞으로 정당을 만들지, 정치결사체를 만들지, 아니면 혼자 목소리를 낼지 모르지만 중도 보수, 합리적 보수를 아우르는 그런 정당이나 정치 이념 쪽으로 가겠죠.”

- ‘새 한국의 비전은 싱크탱크고, 그 이후 정치행보는 별개로 보라는 말씀이죠.

“그렇죠.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대통령 출마 이전에 연구원을 하나 만들었던 모양이더라고요. 그런 것하고 결부하니까 ‘아, 정의화도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 저러는 거 아니냐’ 하고 보는 거죠. 그건 아닙니다. 여생에 어떤 직위를 목표로 두고 싶진 않습니다. 그것은 하늘의 뜻에 맡기는 것이고….”

-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손학규 전 대표는 참여 안 한다더라고 말했는데.

“내가 참여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죠. 5·18 행사에서 손 전 대표를 만나 반갑다고 악수 한 번 한 게 다예요.”

- 정치 행보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.

“저도 20년 동안 지쳐서 휴식을 취하고 있고, 7월부터 고민해 볼 생각입니다. 현재로는 딱히 어떻게 하겠다는 그림이 나와 있지 않은데, 기존의 정당? 그건 돈이 많이 들잖아요. 내가 병원 팔아서 할 수도 없고. 그래서 불가능한 것이고. 저는 기존과 같은 정당은 아예 생각이 없습니다. 스마트폰 시대에 걸맞은 정당으로 바뀌어야 합니다. 대표자를 뽑아놨는데 우리를 대표하는 사람이 가서 딴짓하고 있습니다. 그래서 이제는 반 정도라도 직접민주주의적인 그런 시스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.”

- 그는 부산 중·동구에서 15대부터 19대까지 내리 5선을 했다.질의 :올 초까지도 총선에 출마하려 하셨는데.

“아닙니다. 그건 오해인데요. 내가 출마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은 지난해 11월 정도입니다. 내 지역구가 나뉠 위기여서 그게 기정사실이 될까 봐 발표를 미뤄 놓은 겁니다. 광주의 상당히 중요한 그룹들이 저한테 출마를 종용했을 때는 고민했어요. 내가 아무리 명예시민이지만 그 지역에 살지 않는 사람이 그 지역 대표가 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했어요.”

그는 “역대 의장들이 원하면 비례대표를 줘서라도 국회에 들어오게 해야 한다”고 말했다. 정치적 무게감 때문이라면 국회의장을 돌아가며 할 게 아니라 정말 존경받는 분이 더 오래 하면 어떠냐고 묻자 취임 초기의 숨은 이야기를 들려줬다.

“국회의장이 되니 청와대 비서실장(그때는 김기춘)이 국회 사무총장을 추천할 생각을 하더라고요. 제가 그분이 추천한 분 대신 박형준 사무총장을 임명한 건 국회를 좀 바꿔야 되겠다는 생각이 있어서죠. 물론 추천한 그분도 훌륭한 분이었어요. 인간적으로도 가깝고, 선수(選數)도 저하고 같고…. 그때 ‘(개혁을 하려면) 최소한 3~4년은 해야지 짧아’라고 말했어요. 그런데 2년쯤 되니까요, 아, 힘들더라고요. 야, 2년이면 충분하다….”

정 전 의장 휴대전화로 ‘대표최고위원 김무성’ 명의로 새누리당에 복당됐다는 문자가 왔다고 했다. 정 전 의장은 입당 서식에 직접 사인을 안 해도 되는 건지 확인하라고 비서에게 지시해 놓았다고 했다. 그러면서 “하여튼 내 의지는 새누리당은 떠나려고 생각하고 있다”고 밝혔다.

- 왜 탈당합니까.

“새누리당이 우리가 그동안 공을 들여 왔던 그런 보수정당으로서의 능력이나 생동감을 잃어버렸어요. 이번 공천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오만함을 봤고요. 굉장히 무능하고 나태해진 그런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. 문제는 이것을 내가 들어가서 과연 치료해낼 수 있는가. 내가 들어간다 하면 상임고문 정도 될 거예요. 당 지도부가 결정하면 멍하니 보고 있다가 문제가 생기면 ‘네 이놈!’ 하는 수준이죠. 저는 그런 걸 하려고 정치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.”

- 19대 국회가 비난을 많이 받았는데.

“의장을 한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평가죠.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 국회도 조금씩 변화하고, 진화하고 있다고 봅니다. 제가 아쉬웠던 것은 소명으로서 정치보다는 국회의원직을 하나의 직업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 국회의원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느낌을 받은 거예요. 다음 세대보다는 다음 선거를 생각하는, 어쨌든 한 번 더 해봐야 되겠다, 지역구밖에 믿을 게 없다, 그래서 주중이든 주말이든 지역구를 다니는… 그런 게 국민들께 실망을 드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.”

- 소선거구제와 대통령 중심제라는 승자독식 구도 때문 아닌가요.

“저는 개헌을 해야 된다고 보고요. 대통령이 당선되면 1년 내로 개헌을 이뤄내야 합니다. 그리고 대통령 권한을 좀 더 준다 하더라고 이원집정부제로 가는 게 맞습니다. 이젠 소선거구제보다는 중대선거구제로 가서 다당제로 가야 합니다. 다당제가 되면 연정 안 할 수 없고 협치(協治)를 안 할 수 없는 거죠. 그 속에서 우린 통합으로 가야 합니다. 우리 시대 최대의 화두는 통합이라고 봅니다. 그것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후보가 있으면 그분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.”

- 다음 대통령이 자기 임기를 다 날리고 초반에 하겠습니까.

“그게 문젠데…. 정치가 갈수록 더 나빠지는 게 포퓰리즘 때문입니다. 대통령 선거 때 복지 포퓰리즘, 국회의원 선거 때 복지 포퓰리즘, 국가적으로 굉장한 부담이 돼요. 선거를 하나로 합해야 합니다. 이제는 한 사람이 뛰어나서 나라를 끌고 가는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. 그룹으로 해야 합니다. ‘서태지’도 중요하지만 ‘아이들’도 있어야 합니다. 그중에서 청와대 수석도 할 것이고, 장관도 할 것이고, 그렇게 가야 합니다.”

- 뜻이 맞는 사람 있으면 대통령으로 지원해 줄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, 그런 후보가 지금 있습니까.

“개개인들은 다 훌륭하잖아요? 3선 정도 경험을 한 사람이면 대통령 자격은 다 있다고 봐요. 제가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나 그런 사람을 지원할 순 없다고 봐요. 제가 몸담았던 보수 쪽, 중도를 생각한다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, 원희룡 제주지사, 유승민 의원, 그런 사람… 그 다음에 중간지대로 본다면 안철수 같은 경우. 안철수 의원은 아직까지 경륜이 더 쌓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. 안 대표는 상당히 영혼이 맑은 사람이거든요. 정치판은 호락호락해선 안 돼요. 그런 분들이라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을 하죠.”

- 지원에 무게를 두시는 거네요.

“나는 부족하기 때문에 의장 하면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 도움을 받았는지 몰라요. 그 덕분이지 내가 개뿔 뛰어나고 잘해서 박수 받고 끝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.”


김진국 대기자 kim.jinkook@joongang.co.kr
정리=박가영 기자
사진 =오상민 기자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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